2023.07.06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맥클루언의 말과 같이 아이돌이라는 미디어 역시 러프하게는 그 세대에 따라 전달하는 메시지가 바뀌어 왔다.
2세대는 '너'
2.5세대는 '너와 나의 관계'
3세대는 '너로 촉발되는 나의 변화'
그리고 4세대는 오롯한 '나‘, 즉 화자를 중심적 메시지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변화양상에 따라 청자 역시 그 형태를 달리하는데, 2, 2.5, 3세대의 청자가 모두 ‘너’인 것과 달리 4세대의 청자는 ‘나'이다.
4세대가 기존의 아이돌과 구분되는 부분이 바로 '내'가 '나'를 '나'에게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조금 더 세분화된 4세대 아이돌들의 주요 메시지를 살펴보자면, 4세대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있지는 '나'를 '남'과 구분하고(달라달라) 온전한 '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에스파는 '나'를 중점으로 한 서사시 형태의 스토리텔렝을 가져간다(에스파와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의 형태/구조적 유사성 이야기도 저번에 했던 바 있다)
엔믹스도 비슷하게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어떠한 세계관 속을 겁없이 모험하는 서사시의 구조를 차용한다. 여기에 n개의 곡을 합쳐서(mixx) 하나로 연결하는 ‘믹스팝’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이브는 사랑을 소재로는 사용하고 있지만 기존의 케이팝 ‘소녀’가 전하던 메세지와는 다르게 사랑을 직접 나서서 쟁취햐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으며 다소 당돌하다. 주요 주제는 '나르시시즘', ‘자기확신’에 가깝다. 르세라핌 역시 ‘자기확신’과 ‘겁없음’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주인공인 ‘내‘가 세상의 풍파와 편견에 견디고 맞서고 싸우는 듯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를 증명해 보이듯 LE SSERAFIM이라는 그룹명은 I’M FEARLESS 의 애너그램이고 로고 역시 애너그램 간의 글자들을 이은 선 모양이다.
여기에서 예외가 되는 그룹들로는 스테이씨와 뉴진스가 있는데 (그 밖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돌들도 여기에 포함될 수는 있으나 거기까지는 잘 모른다) 이 둘은 ‘난 너를 좋아하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니까 너가 다가와 줄래?’라는 공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3세대 여돌을 이끌던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등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것이다.
이렇게 '나'를 4세대의 주요 키워드로 사용한다는 점은 청자를 화자화시키게 되는데, 따라서 같은 '10-20대'의 '여성'이 접근하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나와 유사도가 높은 사람이 말하는 '내'가 더 잘 투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위치와 인식 차이, 그리고 최근에는 비슷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남녀 아이돌그룹 구성원의 평균 나잇대의 차이 등에서 대중문화의 주요 향유층(여기서는 팬층을 의미한다), 즉 10-20대 여성은 현시대의 대중문화로 남돌이 아닌 여돌들의 노래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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